나들목공동체주택(nadulmok-cohouse)-함께살이
‘공동체주택(cohouse)’이란 단어가 생소하게 들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공동주택인 아파트 이외에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소위 빌라라고 지칭 되는 주거유형은 여전히 주택 공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들 소형 공동주택들은 민간에서 여전히 지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주택 공급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제외하고는 주민들 간의 커뮤니티를 고려한 시설들을 갖추는데 있어서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프로젝트는 나들목 일산교회라는 종교단체의 교인들의 뜻이 모여져 지어진 집이다.
나들목 교회는 하나의 교회가 부흥되어 수많은 신도들이 한 곳에 모여 집회를 가졌다가 흩어지는 기존의 대형 교회와는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나들목 네트워크라는 플랫폼안에서 각 지역별 교인들이 복음을 배우고 살아가는 공동체의 삶을 지향하는 모임이었다. 비 신자인 일반인들은 교회의 외형을 갖춘 건축물과 예배공간을 교회라고 말하곤 한다. 어느 순간 일반인들에게 교회의 본질이 물리적인 종교 건축물로 치환되어 오랜시간 한국교회를 대변해 온 것도 사실이다. 이는 교인들의 일상에서 종교적 서사가 분리되고 공동체적 삶이 부재하고 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나들목 교회는 종교적 서사가 일상에서도 존재하는 공동체적 삶의 실현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번듯한 교회 건축물을 소유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나들목 일산교회의 신도 7가구가 살던 집을 처분하기로 하고 함께살이가 가능한 집을 계획하고 있었다. 설계를 의뢰받았을 때 목사님 부부를 포함한 입주민들이 자기 주거의 경계가 모호한 집을 짓고 외부신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종교집회장과 대안학교시설, 그리고 신도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열려있는 식당과 카페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사항이 있었다.
이 집의 가장 중심이 되는 커뮤니티 공간은 교회이고 종교적 신념을 가지고 사는 입주민들의 종교적 서사가 주일에만 한정하지 않고 일상에서도 이루어지며 지역주민들에게 열려있는 공간을 통해 하나님 사역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건축이 들어설 땅은 민간에서 시행한 도시개발사업으로 조성된 택지였고 1종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택지가 조성된지 꽤 오랜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건축이 되지 않고 나대지로 남아있는 곳이 많았다. 대지 일대는 도시개발사업으로 진행이 되었기때문에 환지를 소유한 토지주들이 아직 지번이 부여되지 않은 각각의 필지에 건축행위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택지조성이 완료된 이후 10여년이 지났기 때문에 나대지로 있던 땅들은 당초 조성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커다란 나무가 자라나 있기도 하고 야생식물로 건축되지 않은 땅들이 연달아 이어져 있는 경우에는 작은 야산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이 프로젝트의 대지 면적은 제법 컸었고 준주거지역으로서 일조에 의한 높이 제한이 없었기에 건축물의 높이보다는 제한된 세대수와 고정된 주차 출입구의 위치, 건축주들의 예산, 마지막으로 7가구의 의견을 수렴하여야 하는 가구 배치 및 사용면적의 분배가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였다. 특히 예산문제로 인해 건축주들은 건물의 규모를 4층내에서 자신들의 생각을 다 담아낼수 있기를 희망하였기에 처음 계획안은 적절한 건축물의 규모를 특정하기 위한 준비였다. 가구별 입주자들의 주거환경을 해치지 않아야 하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가지게 되었기에 현재의 단면조닝과 층수가 결정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주차장과 코어의 배치가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숙제였다. 그 것을 통해 효율적인 수직동선과 프로그램의 배치가 종속되어 건축물의 정주환경을 결정 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임대 또는 분양형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입주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보편성에 기반한 세대평면이 결정이 되지만 이 집의 경우에는 시작부터 함께살이를 결정한 입주자들의 의견들이 있기 때문에 건축 계획에 있어서도 제약이 따르게 된다. 각자의 의견이 상대의 의견을 침범하기도 하고 다른 입주자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마치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쪽이 불러지는 것처럼 모든 이들의 의견을 다 수렴하기는 불가능 하기 때문에 입주자들끼리 의견을 조율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타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이 이 프로젝트 설계의 과정이였다. 서로가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가는 것이 설계의 본질이었다. 이 프로젝트의 사용자는 특정되어 있는 입주자들만이 아니었다. 2층의 종교집회장과 1층의 카페 식당은 외부에서 찾아오는 교인들과 지역주민들 같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의 편의성과 사용환경을 고려하여야 했다.
건축물이 완성이 된 이후 준공 예배에 초대를 받았다. 건축주들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순간 설계자로서 여기에 모여사는 가족들의 삶과 일상에 관여하게 되었기에 또 다른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시작부터 막연한 걱정과 두려움을 가졌던 건축주 분들의 첫 인상과 다르게 마무리는 환하게 웃으면서 결과에 행복해 하는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주변의 이웃도 많은 관심을 가지는 건축물이 되었고 교인들과 입주자들만의 커뮤니티 공간이 아닌 이 지역의 주민들에게도 열려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작동하고 있다. 건물 출입구에 작은 냉장고에 붙은 글귀가 눈에 띄였다.
“이동 노동자를 위한 물입니다. 잠시 숨을 돌리고 물을 드실수 있도록 마련하였습니다”
작은 세심한 배려는 우리 사회의 공공성 회복의 시작인 듯 하다. 건축은 한 개인과 가족이 영원히 소유할 수 없다.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쓰일 수 있고 땅에서 비롯되고 도시의 일부가 된다. 부동산의 재산적 가치를 넘어 각각의 건축물의 생애도 이 프로젝트 입주자들의 함께살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의 건축은 도시 속에서 “함께”라는 단어를 떠올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일산 덕이동 나들목공동체주택(nadulmok-cohouse) – 함께살이
Project year : 2024~2025
대지위치 :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주용도 : 다세대주택,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 514.9㎡
건축면적 : 292.79㎡
연 면 적 : 992.56㎡
건 폐 율 : 56.86%(법정 60%)
용 적 율 : 192.77%(법정 330%)
건물규모 : 지상5층
주차대수 : 11 대
건축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건축마감재 : THK80 PF보드 / 벽돌타일
내부마감재 : 벽-석고보드위 친환경수성페인트 / 바닥- 강마루 / 천정-석고보드위 친환경수성페인트
설계자 : (주)조한준건축사사무소 / 건축가 조한준
설계팀원 : 민동훈, 이지현, 이연실
시 공 사 : (주)아뜰리에건설
설계기간 : 2024.01 ~ 2024.07
시공기간 : 2024.07 ~ 202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