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집을 짓는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넘어야할 난관들로인한 걱정이 수반되기도 하는 것 같다. 지리적으로
먼거리가 우선 부담되기도 하겠거니와 육지에 집을 지을 때 보다 예산에
있어서 다양한 변수들이 따르기도 한다. 그보다 가장 큰 문제는 믿을만한
시공자를 찾기가 수월하지 않고 육지 업체가 원정으로 공사를 해야하는 경우 섣불리 나서는 시공자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들은 건축가보다 건축주가 가지고 있는 부담이였을지도 모르겠다.

서울 종로 구기동에서 살고 계셨던 건축주는 건강상의 이유와 노후의 전원생활을 위한 주택을 짓기로 마음을 먹고 제주도 협재에 먼저 집을 짓고 살고계신 언니네 집 바로 옆에 토지를 매수하였다고 하였다.
땅을 처음 가보았을 때 대지주변으로 수풀이 우거져 있었고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의 손길이 닿은 흔적이 없던 땅은 작은 원시림 같아보였다.
대지로 조성되지 않은 임야의 땅은 넓은 현무암 너럭바위 지반이 집터에 2곳으로 분포해 있었다.
도로의 반대편 쪽으로 원시의 밀림처럼 수풀이 우거져 있었고 국유지와 맞 닿아 있는 대지의 경계에는 대지의 높이차이가 있어 비가 많이 오는 장마나 우기에는 일시적으로 연못을 이룰 정도여서 어떻게든 땅을 정리해야 할 곳도 있어보였다.
건축주는 칠순을 바라보고 있는 노부부였지만 젊은 사람 못지 않은 명민함과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름다우신 분들이였다. 대학병원에서 의사와 간호사로 만나셨고 1남1녀의 자녀를 두셨지만 이제는 남은 여생을 서로에게 집중하고 배려하는 노후를 계획하시는 듯 하였다. 아내분은 결혼이후 병원을 그만 두셨고 남편분은 대학병원의 정년을 퇴임 하신 이후에도 타 병원에서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자신의 천직을 이어 가셨고 집이 다 지어진 지금에서야 은퇴를 계획 하였다.
건축주는 현재 살고 계신집이 너무 큰 집이였다. 자녀들이 자기 일을 찾아 독립한 이후 꽤 오랜시간을 큰 집에서 지내오셨다. 국내 1군의 큰 건설사가 짓고 분양했던 고급 연립주택이였지만 건축주에게는 더 이상 자신들에게는 맞지 않는 옷처럼 되어버린 듯 하였다. 그래서 새로 짓고자 하는 집은 적당한 크기의 주택을 짓기로 마음먹었다 한다.
건축주분은 전원생활이 처음 계획하는지라 집을 도로쪽으로 붙여 지어 집이 넓은마당을 품고 바라보기를 원하셨다. 하지만 땅을 같이 둘러보면서 나는 두곳의 너럭바위를 훼손하지 않고 집을 짓는 배치를 설명하면서 집앞의 마당과 뒤의 마당을 두어 지내시면서 관리에 신경써야 하는 마당의 크기를 줄이는게 좋겠다고 제안하여 드렸다.
건축주는 단층의 목구조 단독주택으로 집을 짓기를 원하셨지만 대지의 용도가 자연녹지지역이였기 때문에 20%라는 건폐율은 상당히 까다로운 제한적 요소로 작용하였다.
깔끔한 성격의 아내분은 집의 크기와 필요한 실들에 대한 크기가 용도별로 딱 맞는 사이즈를 요구하셨다.
우리에게 요구하신 몇가지의 단어는 1.simple 2. 깔끔 3.세련되게 4.비대칭적인형태 5. 하자없는집 6. 지붕선이 아름다운 집 이였다.

다소 추상적이지만 건축주가 원하는 그 느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로 서울에 살고 계신 집에 방문하여 건축주가 말로 전달 할 수 없는 성향과 그 느낌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아내분은 지금은 완쾌가 되었지만 몇 년전 건강이 몹시 좋지 않았던 적이 있어서 기본에 충실하 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이 필요해 보였기에 패시브주택으로 지어 인증까지 받자고 제안을 드렸다. 건축주는 제주도의 기후상 저에너지하우스가 굳이 필요하겠냐고 하셨는데 패시브주택의 목적은 저에너지가 아니라 ‘쾌적한 환경‘이라고 설명을 드렸고 쾌적한 환경을 구현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저에너지하우스라고 설명을 드렸고 흔쾌히 동의하여 주셨다. 두 개의 너럭바위 지반사이에 집을 앉히고 사방에 펼쳐진 풍광을 집안으로 온전히 끌어들이기 위 해 집의 벽을 꺽어가면서 공간을 구성하였다. 집에 나있는 모든 창에서 마주할 수 있는 외부의 풍광을 보고 있다보면 정말 도심과 동떨어진 숲속에 나홀로 있는 듯 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미 지어져 있던 언니분의 집 옆에 지어야 한다는 특성 때문에 배치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외 장마감이 분명히 다르지만 어느 정도 일관된 텍스쳐가 유지되길 바랬다. 집의 형태가 선형으로 유지되고 현관의 위치에서 좌우로 펼쳐지는 공간들이 개방감을 가지고 구 분되어도 그 쓰임이 부좀 함이 없도록 하고자 하였다. 2개의 방은 가급적 멀리 떨어져 있고 그 사이에 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거실과 식당, 주방이 개방감을 가지고 배치가 되었기 때문에 집 의 앞뒤의 큰 창을 통해 펼쳐지는 풍광들과 끊임 없이 교감을 하는 덕에 집의 내부가 결코 작게 느껴지지 않았다. 거실의 앞마당 쪽으로는 깊은 처마가 있어 비가 오는날에도 테라스 바깥의 티 타임을 꿈꾸어 보 았다. 더우기 지붕 처마끝에서 중력을 거스르지 않고 떨어지는 낙수는 색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 게 할 것이다. 집의 형태가 만들어내는 지붕 또한 단순하지는 않아서 실내의 천장을 역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 다. 집의 인테리어는 결국 창의 배열과 외부의 자연환경을 끌어드린 차경, 천장의 형태, 간접조명 과 적절한 조명의 배치가 전부인 셈이 된다. 건축주께서 쓰고 계시던 가구나 소품들을 그대로 가 져다 두어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배경이 되게 하는 것이 인테리어의 주요한 컨셉이였다. 설계를 마치고 패시브 예비인증을 득한 이후 시공사를 찾는 과정에서 건축주께서 생각하셨던 이 상의 시간이 흘렀다. 특히 목구조방식의 패시브주택을 짓는다는 것은 경험치가 중요하기도 하였 지만 원정으로 공사를 해야하는 어려움 때문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시공사들이 대부분이였다. 착공후 시공사 작업자들의 장비나 자재들은 배를 통해 들어와야 했기 때문에 한번 작업이 진행되 면 실수 없이 진행되어야 했고 대지의 성토라던가 기존의 소나무를 제거하기 위한 재선충병방재 작업등이 선행되어야 했는데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육지보다는 다소 공사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되었다.

– 협재리 주택을 패시브하우스로 만들기 위해 필요했던 디테일

패시브 주택으로 집이 지어지기위한 중요한 몇가지 요소들이 있다. 단열효율과 열교차단, 기밀한 벽체구성, 일사량 조절을 통한 냉난방부하 감소, 열회수 환기설비가 필수적인 요소이다. 첫째, 단열은 기초하부와 기초옆면에는 습기에 강한 압출법보온판으로 감싸 구조체의 단열이 끊 기지 않게 하였다. 2×6 목구조 스터드사이의 140mm 두께의 글래스울 단열재를 기본으로 외기측 에 2×4 스터드를 2번 교차시켜 40mm 글래스울 단열재를 2번 더 부착화여 스터드의 선형열교를 점형 열교로 최소화시켰고 외단열의 컨디션을 유지하였고 지붕의 단열도 같은 방법으로 구성되었다.

둘째, 벽체와 지붕구조체 안쪽에서 기밀막을 형성하기 위해 인텔로 가변형방습지를 두르고 창이 설치되는 개구부 사면에는 기밀테이프(내부측: 방습방수, 외부측: 투습방수)를 시공하였다. 셋째, 일사량의 조절이 필요한 방위의 창호에는 외측에 전동블라인가 설치된 시스템창호를 설치하여 집의 파사드가 깔끔하게 처리 하였다. 네째 고기밀한 집 내부의 공기질을 유지하면서 에너지효율을 유지할수 있도록 로터리방식의 열회수환기설비를 시공하여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하고자 하였다.패시브하우스를 구현하기위한 이 4가지 시공상의 절차는 하나라도 소홀히 할수 없는 까다로운 절차이다 공사과정에서 창호가 설치되고 기밀시공이 완료된 이후에 현관입구에서 블로우도어테스트를 진행하여 기밀성능을 테스트 한다.

테스트 하는 과정에서 실내의 낮은 압력이 유지되는 동안 창호에서 누기가 발생하는지도 확인하기 위해 스모그테스트를 진행하여 연기가 내부로 들어오는지 안들어오는지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이때 건축주들은 테스트의 필요성과 그 과정을 통해 시공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되는 것 같다.

2021년 08월에 착공하여 2022년 2월에 집이 완성되었다. 집의 규모에 비해 공사기간이 다소 길었던 점은 앞서 말했던 지역적 특성과 제주도 기후에 따른 실제 공사일수에 좌우된 것 같다. 건축주분들은 서울에 있는 집을 처분하고 이 집으로 이사해 지낸지 벌써 한해가 지나갔다. 이사후 봄, 여름, 가을을 보내고 첫 번째 겨울을 보내고 계신다. 처음 설계를 의뢰하러 오실때의 말처럼 하자 없는 집,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다고 하셨고 여름 내내 습한 제주도의 외부환경이 무색할 정도로 집안에서는 가을 날씨같은 쾌적한 집이였다고 집을 지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라는 말을 전해주시기도 하였다. 집 주변의 환경을 최대한 고려하여 조경계획을 세웠는데 현무암 지반을 최대한 활용하는 계획으로 도로의 경계에는 돌무덤을 쌓아 조경가께서 제안 해주시는 수종을 식재하였다. 결국 집터에는 원래부터 있었던 지반뿐만 아니라 추가된 지반을 통해 외부공간의 성격을 나누고자 하였다. 새로심은 나무와 꽂들은 다가오는 봄과 여름에 새로운 표정으로 마주할 것 같다. 집의 이름을 ‘봄이좋은 집’이라 정한 이유는 ‘본다’의 명사형이 ‘봄‘이고 여기저기 방향마다 ’봄‘이 좋은 집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계절중 하나인 올해 첫 번째 봄이 더욱 더 기다려진다.

제주도 협재리 패시브주택 – 봄이좋은집

Project year : 2021
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주용도 :  단독주택, 경골목구조주택, 패시브하우스
대지면적 : 838㎡
건축면적 : 164.99㎡
연 면 적 : 141.15㎡
건 폐 율 : 19.69%(법정 20%)
용 적 율 : 16.84%(법정 80%)
건물규모 : 지상1층
주차대수 : 1 대
건축구조 : 경골목구조
건축마감재 : THK20 백고벽돌타일 
설계자 : (주)조한준건축사사무소 / 건축가 조한준
시 공 사 : 화미건축
설계기간 : 2021.01 ~ 2021.08
시공기간 : 2021.09 ~ 2022.02